문법으로 영어를 배우면 안 되는 이유
원문: Why you shouldn't learn English by grammar rules
이 글에서는 문법을 중심으로 공부했을 때의 예를 하나 보여준 다음, 왜 그 방법이 입력에 기반을 둔 학습보다 훨씬 비효과적인지 설명하겠습니다.
문법 중심의 공부edit
아래 내용은 영어 교재(“Workout Advanced”, 폴 래들리·캐시 버크 지음, 넬슨 영어 학습 출판)의 일부분입니다. 톰이 다니던 영국의 어학원에서 사용했던 책입니다.
제4과. 문법: 형용사
두 개 이상의 형용사가 명사 앞에 쓰일 경우, 형용사는 다음과 같은 순서를 따른다:
주관 형용사: 일반적/구체적
묘사 형용사: 크기/나이/모양/색깔/국적/재료예: They bought a lovely, stylish, large, old, rectangualr, brown, English oak table.
제4과. 연습 문제(다음 페이지)
형용사를 명사 앞에 바르게 위치시켜 명사구를 만드시오.
예:
beach — white, sand, soft --> a soft, white, sandy beachhotel — modern, large, expensive
climate — sunny, warm, Mediterranean
water — blue, clear, clean
restaurant — international, open-air, clean
rooms — spacious, comfortable, twin-bedded
이 교재는 형용사를 겹치는 순서(크기/나이/모양/색깔/국적/재료)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겨우 예문 두 개를 소개합니다. 그다음 바로 문제로 넘어갑니다.
이 정도로 영어에 대한 감을 키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예문을 고작 두 개만 보고 어떤 감이 생기겠습니까?). 이 교재는 학습자가 문법을 활용하도록 만듭니다. 먼저 형용사를 분류한 다음에(“크기”, “나이” 등으로), 순서에 맞게 배열하는 겁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문법을 떠올리고(크기 - 나이 - 모양 - 색깔 - 국적 - 재료) 형용사마다 “크기·나이·모양·색깔·국적·재료”인지 분류를 한 다음, 순서에 따라 배열하는 겁니다.
형용사를 두 개 이상 사용할 때, 매번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문장 하나 만드는 데 시간이 얼마나 많이 걸리겠습니까?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입력을 통해 배우세요. 형용사가 들어간 문장을 많이 읽으면, 형용사의 순서를 자연스럽게 감으로 습득할 수 있습니다. 문법을 외워서 문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른 문장을 많이 접한 다음 그것을 모방하는 것입니다. “입력”으로 공부하면 더 빠르고 쉽게 말하고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입력을 통해 배우는 것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많은 시간 동안 영어를 읽고 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좋아하는 글로 공부한다면, 공부하고픈 동기도 생기고,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문법 대 입력 - 요약edit
문법으로 영어를 배우면 두 가지 단점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 기억의 한계. 문법을 외우는 건 어렵습니다. 인위적인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를 외우는 것처럼요. 예문을 많이 읽고 머리가 알아서 적응하도록 하는 편이 쉽습니다.
- 시간의 한계. 문법을 생각하면서 문장을 만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문법을 떠올리고, 문장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그에 맞춰 요소를 배열해야 합니다. 마치 수학 방정식을 푸는 것 같습니다. 문법으로 문장을 만들어서는 유창한 영어를 할 수 없습니다.
문법이 유용할 때도 있나요?edit
네, 있습니다. 자주 접하지 못한 단어나 문법에 대해선, 자연스러운 감을 키우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미래 완료 시제는("By 2050, life in Europe will have changed")는 책에서 자주 쓰지 않기 때문에, 읽기만으로 감을 키우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미래 완료 시제를 자신의 문장에 사용하려면, 문법을 외워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알아두어야겠죠. 그밖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문법 규칙이나 어려운 단어의 뜻도 외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문법이 영어의 감을 대체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문법이 너무 많아지면 외우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습니다(기억의 한계). 그리고 여러 문법을 적용해서 문장을 만들려면 말하는 게 느려집니다(시간의 한계). 그렇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지식 대부분은 (입력을 통한) '감'으로 파악이 돼야 합니다.
드물게 사용하는 문법이나 단어는 암기가 필요하지만, 더 좋은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한 문법이나 단어도 "입력"을 통해 감을 기를 수 있습니다. 어떻게요? 어려운 문법과 단어를 담은 문장을 인위적으로 많이 접하는 것입니다. 미래 완료 시제를 공부하고 싶다면, 슈퍼메모에 미래 완료 시제를 사용한 문장 20개를 입력하세요. 그리고 슈퍼메모로 자주 반복을 하다 보면, 미래 완료 시제에 대한 감이 더 쉽게 자랄 수 있을 겁니다.
문법적인 설명을 요구하지 마세요edit
영어를 배우는 많은 사람이 이상한 버릇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 정확한 영어 표현을 알려주거나("big red car가 맞아요"), 실수를 지적하면("red big car는 틀려요"), 왜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그 질문엔 실질적인 답이 없습니다. 그런 질문은 대개 문법적인 설명("big red car라고 쓰는 이유는 크기 형용사가 색깔 형용사보다 앞에 오기 때문이에요")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그 문법은 "red big car"가 왜 틀리는지에 대한 이유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다만, 원어민의 언어 습관을 묘사하고 있을 뿐이죠. 언어학자는 "red big car나 white small house라고는 하지 않는구나"라고 발견한 것뿐입니다.
다시 말해, 원어민들이 문법을 공부해서 "big red car"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반대죠. 원어민이 "big red car"라고 말하기 때문에, 그런 문법이 생긴 겁니다. 원어민은 말을 창조해 냅니다. 문법은 그들의 관습을 따라갈 뿐입니다.
따라서 "왜 이 문장은 맞고 저 문장은 틀린 가요?"라는 질문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 질문에 대한 유일한 답은 "왜냐하면 원어민은 이렇게 사용하지 저렇게 사용하지는 않거든요."일 것입니다. "왜"냐고 묻지 말고, 그냥 따라 하세요. 언어학자가 만든 법칙을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법을 따라가지 말고, 원어민을 따라가세요.